혼자살이

혼자살이2. 자취방 구할 때 체크리스트

anolosis 2021. 6. 4. 20:40


자취방 구할때 필수 체크리스트


1. 제일 중요한건 위치. 살고싶은(살아야할) 동네를 우선 정한다.

2. 집 컨디션 확인하기

채광을 확인한다 : 집은 정오(12시)에 확인하고 남향집으로

벽을 확인한다 : 벽에 곰팡이가 피었거나 색이 심하게 바랜 경우,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면 탈락

수압을 확인한다 : 물줄기가 세지 않거나 변기물이 시원찮게 내려가는 경우 탈락

집이 나온 이유를 확인한다 : 집의 조건이 좋은 경우엔 왜인지 한번쯤 물어보자

4층 이상이면 되도록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으로 : 우리는 배달의 민족이다

마음에 드는 집은 저녁에 한 번 더 방문하기 : 낮에는 미처 보지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독립만세 악뮤가 전해주는 부동산 7계명

1. 어른과 함께 갑니다.

- 근데 요즘은 워낙 혼자 집보는 사람도 많아서 필수 사항은 아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수록 혼자보다 믿을만한 사람과 같이가면 좋다.

2. 결정은 혼자하는 것이 아닌것처럼 행동합니다.

3. 주변 방을 많이 보고온 척 해야합니다.

4. 마음에 들어도 절대 티내지 말기

5. 싱크대 세면대의 배수를 확인하세요.

7계명인데 2개는 어디로 갔....?

뭐 사실 틀린게 거의 없지만.. 악뮤가 그랬듯 좋은 매물 보면 표정을 숨길 수 없다.

보는 눈이 다 거기서 거기라, 내가 보기에 좋으면 남들 보기에도 좋은 법이다.

 


일단 발품을 팔자.

혼자 살게 된 이유에 맞는 위치를 우선 정한다. 대학생이라면 학교 근처, 직장인이면 직주근접이 최우선 사항. 동네를 정하면 주변의 상가와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확인한다. 역세권이라도 출구별로 상가밀집도가 달라 같은 역세권 다른 풍경이 펼쳐질 수 있으니 잘 모르는 동네면 반드시 주변을 돌아보고 그 근처 부동산에 방문해본다.

 요즘은 거리뷰를 보고 부동산 어플로도 매물을 확인할 수 있지만 여기서 결정을 끝내는건 사실 위험하다. 요즘은 규제로 인해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허위 매물이 많고, 매물 사진은 광각 렌즈로 실제보다 넓게 나와서 공간감이 잘 와닿지 않는다. 부동산은 직접 눈으로 보고, 5분 역세권은 정말로 5분인지 직접 걸어보고 확인해야 한다.

 


실제 매물을 볼 때 확인해야할 체크리스트


 

1. 집은 해가 있을 때 보러간다. - 남향이 최고, 최소한 북향은 피하자

 아무것도 모르고 집을 보러갈땐 어른들이 남향집으로 하라니 주워들은대로 했다. 살아보고 알았다. 해는 중요하다. 남향집이 괜히 비싼게 아니다. 사람의 정서는 물론 빨래와 환기 등의 생활환경과 집의 방향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이 요즘처럼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유현준 교수님피셜 사람은 해를 보고 사는 동물이랬다. 그래서 집은 정오(낮12시)에 보러 가야한다. 집의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

 

 

 해가 드는 방향을 보고 이 집이 남동향인지 남서향인지 확인한다. 유현준 교수님은 남동향 추천했다. 남서향은 여름에 덥다고. (남서향에 살아봤는데 정말이다. 여름엔 해가 늦게 지는데, 찌는듯한 긴긴 햇살이 계속 집안으로 들이친다. 자칫하다간 냉방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

​  하지만 내가 지은 건물도 아니고 원하는 방향의 집을 구하기 쉽지 않다. 보통 남향>동향>서향 순으로 선택한다. 해가 거의 들지 않는 북향은 내몸에서 곰팡이가 피어날 수 있으므로 탈락. 집의 면이 서향과 북향을 마주한 경우엔 최소한 창문이라도 서쪽으로 나 있어야 한다.

​  물론 개취의 문제로, 집에서 잠만 자니까 해가 들지 않는게 좋다는 이유로 북향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빨래가 마르지 않으므로 건조기가 없다면 최소한 북향은 피하도록 하자.

 

 

 

2. 벽을 확인한다. - 곰팡이가 피었거나 색이 심하게 바랬다면 No!

- 집에 들어갔는데 냄새가 난다? 그럼 그 집은 절대 안된다. 결로가 심해 곰팡이가 핀 경우, 새로 벽지를 덧바르거나 가구로 숨겨둬서 미처 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냄새는 숨길 수 없다. 퀴퀴한 냄새가 나면 그 집엔 문제가 있는거다.

- 전에 살던 사람이 흡연자라 집안에서 담배를 피운 경우, 벽지가 누렇게 뜨고 전등에도 그을음이 묻어있는 경우가 많다. 방 안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피운 경우에도 냄새를 숨길 수 없으니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엔 패스.

- 세입자가 산 지 1년이 안되었는데 벽지가 심하게 오래된 경우 집주인이 도배를 잘 해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 나한테도 안해줄 확률이 높으므로 패스. (보통 계약하면 해준다고 하는데 말로 내뱉고 안지키는 집주인도 부지기수다. 어떤 경우엔 좀 더렇게 바랜 일부분만 네모낳게 벽지를 덧발라 안해준것만 못한 경우도 있다.)

- 보기에 문제가 없다면 벽에다 살짝 노크를 해본다. 합판이면 똑똑 노크하는 소리가 난다. 방과 방사이면 관계 없지만, 내집과 이웃집이 마주한 벽이 이러면 집이 아니라 고시원이다.

-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타입이라면 환기구에 누런 기름때가 끼지 않았는지, 환기구 위쪽 찬장도 열어본다. 날림으로 지은 집은 바깥으로 연결되어야 할 환기구가 제대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거짓말같지만 진짜다. 전에 살던 사람이 음식을 안해먹어서 전혀 몰랐다고 한다... 😨)

더 볼 수 있다면 싱크대를 열어보고, 싱크대 아래 배수구 쪽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는지 확인한다. 여름 장마철에 고생할 수 있다.

> 위의 사항을 모두 확인해보고 싶다면 당연히 지금 살고 계신 분께 양해를 구해야 한다. "잠깐 여기 좀 열어봐도 될까요?"라고 양해를 구하면 보통은 흔쾌히 허락해주지만, 미처 정리가 안됐다면 거절하고 별 문제 없었다고 대답해줄것이다.

 

 

3. 수압을 확인한다. - 쏴아아가 아니라 조올~졸~졸이면 No!

- 1층에 살지 않는 한 수압확인은 필수다. 집주인이나 현재 살고 계신 세입자 분께 양해를 구하고 주방 싱크대 및 화장실 변기 수압을 확인한다. 신축이라도 층수가 높으면 수압이 약한 경우가 더러 있다. 수압이 조금 약해보여도 이정도면 괜찮겠다 싶은 경우엔 그 건물의 세대가 몇이나 되는지 고려해보자. 내가 틀었을땐 괜찮더라도 사람들이 전부 씻기 시작하는 출근시간대엔 약한 수압이 더 약해질 수 있다.

- 수압과 함께 확인할건 배수. 물이 세면대에 고이지 않고 빨리 잘 빠지는지도 같이 본다. 물줄기는 세게 나오는데 그게 바로 내려가지 않고 세면대에 차오르기 시작한다면 곤란하다.

 

4. 이런 집이 왜 나왔지?

 누가봐도 괜찮은 집인데 계약만료가 아닌 이유로 나온 집이 있다.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필시 문제가 있는 경우다. 이사날짜를 물어보면서 "어유, 급하게 이사하시네요. 일이 있으신가봐요."로 말문을 트거나, 부동산에 조용히 집이 왜 나왔냐고 물어본다. 집을 내놓는 입장에선 잘 얘기해주지 않긴 하지만 가끔 "옆집이 시끄러워서 살 수가 있어야지"하고 본심을 털어놓는 경우도 있다. 나도 같은 이유로 이사하게 될 수 있으니 이런 집도 패스.

 

5. 4층 이상이면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좋다.

오피스텔의 경우엔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구식 빌라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있다. 집 컨디션이 좋아 '운동하는 셈 치면 되겠네'하고 엘리베이터 없는 5층에 살았다 죽을뻔했다. 나 말고 배달하시는 분이. 배달의 나라에서 택배를 안시킬 순 없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으니 여간 죄송한게 아니었다. 마음만 불편한게 아니라 가구 등 무거운 물건을 배송할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실제로 배송료가 2-3만원 더 나온다. 새 가구를 마련해야 될 이사라면 신중히 고려해봐야한다. 가구를 들여올때마다 사다리차를 부르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6. 마음에 든 집은 저녁에 한 번 더

- 집은 나와 낮과 밤을 함께한다. 채광확인을 위해 낮에 봤으니 결정을 내리기 전엔 그 집의 밤의 모습도 확인해야 한다.

- 부동산에서 매물을 확인하면 보통 직접 걷기 보다 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자차로 이동하는 경우면 관계 없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엔 직접 이용하는 교통편에서 집까지 걸어가 봐야한다. 가로등이 거의 없어 골목이 매우 어둡거나, 낮엔 보지 못한 간판에 불이 들어와 집 주변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 그리고 낮에는 집 안만 보느라 확인하지 못한 건물과 건물의 간격, 내가 살 집의 창문이 옆 건물에 너무 인접하지 않은지, 1.5층~2층의 저층인 경우 내가 살 집의 창문이 바로 가로등 옆은 아닌지 확인한다. (암막커튼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경우다.) 소음이 발생하기 쉬운 상가건물, 벌레가 많이 꼬이는 음식점이 1층에 있는 경우도 패스.


사실 예산 내에서 좋은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발품을 팔 시간도 넉넉하지 않을땐 채광과 벽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이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좋은 물건이라고, 이거 곧 나간다고 부추김을 당해 덜컥 계약했다간 2년이 괴로울 수 있다. 혹여 정말로 좋은 집을 놓치게 되는 경우라도 그 집과 나는 인연이 아닌거라고 생각해야 한다. 집을 열 개 이상 보고, 이사 짬밥이 쌓이기 시작하면 집에 들어서자마자 느낌이 뽝! 올때가 있다. 언젠가 내 집 마련을 하는 그날까지, 서러운 남의집살이라도 그나마 더 나은집에서 살 수 있도록 꼼꼼히 확인하자.